여행을 떠나오니 겨우 글을 쓴다.
아들과 여행을 떠나왔다. 처음으로 떠나온 해외. 하지만 지후는 여행의 장소에 크게 관심이 없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들을 호기심 있는 아이로 키우지 못해온 것 같다. 삶이 불안해지는 순간이다. 이 아이가 나에게 제대로 못배워서 나처럼 스스로 온몸을 통해 삶을 배우는 거친 길을 가게되면 어쩌지. 내가 무언가를 잘못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 지난 2박 3일 동안 엄청난 강도의 체력소모와 함께 이런 기분이 나를 채우고 있다.
혼자서 경제적 책임과 돌봄의 책임, 정서적 책임, 아이 장래의 책임까지 모두 지어가며 아이를 키우려면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만성 우울이 내 피에 흐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당차게 살아가는 것 같다가도 모든 것에 좌절감을 느낀다. 일에서도 생활에서도. 안정감이라는 것은 언제쯤 찾아오는 것일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결국 내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는 불안감을 평생 안고사는, 그런 일이려나.